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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먹는 개

    지금은 습기제거제의 가장 대표적인 명사가 되어버린 제품이 있다. 물먹는 하마. 하마라는 동물을 이용해서 큰 입을 가지고 있고 그 큰 덩치를 이용해서 물을 빨아들인다는 설정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모양이 하마모양은 절대 아니다. 단지 포장용기에 인쇄된 하마캐릭터가 붙어 있을 뿐이다. 만약 진짜 하마모양의 제습제였다면 사람들이 반응은 어떠했을까.

     

    더스트빈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있다. 더스트 즉 먼지를 제거해주는 아이템이다. 먼지 뿐 아니라 각종 더러움을 없애준다. 그렇다고 화학제품도 아니다. 더스트 약물을 물고기에게 주입하면 그 물고기 자체가 더러움을 찾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먼지를 먹고 난 그 이후 물고기는 어떻게 될까. 저절로 공기중으로 분해되어 사라진다. 즉 아무런 흔적도 없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각종 화학제품에 시달린 사람들이나 어린 아이가 아토피를 앓고 있는 집 같은 경우에는 환호하며 제품을 사갔다. 환경운동을 하는 곳에서는 당연히 불매운동을 벌였다. 살아있는 생물을 그런 용도로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물고기들도 엄연히 자신이 살아갈 생명이 있는 것인데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제품으로 만들어서 그들의 생명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각종 화학제품이나 화장품의 동물테스트를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더스트빈이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날개 달고 팔려나간다. 이제 그 회사에서는 물에서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쓸 수 있는 더스트 몬스터를 개발중이다. 꼭 물에서 살아서 물에 있는 더러움만 제거하는 물고기와 달리 공장같은 곳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더러움을 제거할 수 있는 설치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즉 아까의 제품이 물고기였다면 이번에는 쥐인것이다.

     

    구태여 많은 동물들 중에서 굳이 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몸집이 작아서 여기저기 다니기 쉽고 작아서 약물을 주입하기도 편하며 제품 비용도 얼마 안들기 때문일까. 하지만 쥐는 사람들이 끔찍이도 싫어하는 혐오동물 아니었던가. 그런 것을 생각했더라면 한번쯤은 더 생각해봐도 좋았을 문제 같으련만. 아직 시판되지는 않았지만 더스트몬스터에 관한 논쟁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어떻게보면 환경에 관한 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기견에게 정을 주고 그 유기견을 자기 동생으로 삼아서 자신의 집에 들였다는 이야기를 읽으면 또 마음 따스해지는 이야기같기도 하다. 약물을 먹으면 사람이 사라진다는 더스트휴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때면 어느정도 공상과학 소설같기도 하다. 딱히 어느 장르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한국 작품이지만 읽는 재미는 솔찬히 있는 편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소설이 금세 넘어간다. 두껍지 않은 반양장본이라 뻣뻣함을 죽인 판형도 마음에 든다.

     

    지후가 그렇게도 아끼고 사랑했지만 자신의 이름 한자까지 물려주면서 정을 주었던 개 후.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버린 후를 찾아서 지후는 노력을 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 이후 지후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지후를 비롯해서 사회에도 기이한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실제로 더스트빈이 발명이 된다면 -실현 가능한 일은 아닌 듯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구매할까 아니면 거부를 할까. 더스트 휴먼이라는게 실제로 있다면, 그것을 이용해서 사람을 죽인다면, 시체가 없는 그 사건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끊임없이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한편의 소설이다.

     

    여름의 복수

    사냥을 해본적이 있는가? 나조차도 그렇게 무언가를 쫓아본 적은 없지만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한쪽에서 몰아가는 것 보다는 양쪽에서 몰거나 또는 사방을 에워싸는 것이 놓치지 않고 바로 잡을수 있는 비결일 것이다. 이 책 또한 그러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보통의 스릴러나 장르소설들은 범인이 도망가고 그 뒤를 형사나 탐정이 쫓아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이 책은 양쪽에서 시작해서 한쪽을 향해서 몰아가는 방식이다.

     

    범인이 도망갈 구석이 없다. 그러면서도 그 범인이 누구인지는 끝내 밝혀주지는 않고 있어서 더욱 긴장감을 높여준다. 누군가를 알고 찾아가는 방식이 아닌 그 범인을 찾아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식이다. 익숙하지 않은 수법에 신선함을 얻고 새로운 방법에 또 한번 쓰지 않았던 뇌의 다른 부분을 사용할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전략을 추구하는 책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변호사 에블린은 사건을 하나 맡는다. 하수구에 빠져 죽은 남자. 그 남자의 부인은 하수구를 열어 놓은 회사를 상대로 거액의 위자료를 청구하게 된다. 에블린은 자신이 알고 지내는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 아 시건울 맡았다. 그녀는 자시니 직접 발로 뛰며 그날의 일을 재연해봄으로써 이 사건을 이길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과연 이 사건은 그것으로 끝일까.

     

    독일을 라이프치히. 형사 발터풀라스키는 현장담당 이다. 원래의 보직과는 다른 한직이다. 그가 나이도 들었지만 단지 그것때문은 아니다. 부인이 죽고 하나뿐인 딸을 위해서 그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낼 수 있는 곳으로 자진이동한 것이다. 그가 맡게 된 사건은 정신병동에서의 자살사건이다. 그냥 사진만 찍고 시신만 확인하고 간단하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시신은 유서를 남기긴 했다. 유서로 미루어 보자면 왼손잡이인 그녀. 어떻게 왼팔에 주사를 놓고 자신이 자살을 할 수가 있다는 것걸까. 그는 상관에게 전화를 하고 이것이 자살이 아니라 하나의 자살을 빙자한 살인사건임을 알리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하나의 사건은 점점 더 큰 여파를 물고 오게 된다.

     

    현장도 다르고 사건도 다르다. 직업도 다르고 일어난 일도 다르고 각각의 연관성도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묘하게 연결을 시키고 있다. 한건의 사건이 다른 한건의 사건을 불러온다. 그냥 가만히 있다 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사건을 게속 저지르러 다닌다. 사건이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즉 한명이 저지르고 다니는 연쇄살인사건인 셈이다.

    무차별 살인이 아닌 다음에야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 이유를 알게 되면 다음 피해자가 누구인지 짐작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사건도 해결이 되고 범인도 잡을수가 있고 다음 사건을 예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서 어떻게 풀어가냐가 한단 말인가. 끊임없이 평행성은 달릴 것만 같던 그들 둘은 결국 한 병원에서 마주치게 된다. 변호사와 형사. 전혀 다른 직업군이 만나서 사건을 해결하려 애쓴다. 그들 둘의 콤비는 어떨까. 생각보다 뛰어난 합이 나온다. 남과 여, 변호사와 형사. 꽤 괜찮은 조합이다.

     

    여름의 복수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다음에는 가을의 복수가 준비중이라고 한다. 역시 형사 발터 풀라스키 시리즈다. 그렇다면 에블린은 또한번 그와 호흡을 맞출수 있을까. 살인의 사계절처럼 모든 계절을 망라한 복수시리즈가 나와도 좋겠다. 단숨에 읽히는 책이라 출판사 이름이 단숨이라고 했다. 그 말이 호언장담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 된다.

     

    지친 뇌에 활력과 자극을 주는 하루 1분 추리 게임

    질문 하나. 정민은 충치가 있어 치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정민은 시력이 좋음에도 치과치료가 끝나면 매일 안과에 갔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정관념만 버리면 아주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런 비슷한 문제로는 학교에 가기 싫다는 아들을 노모가 달래는 것이 있다.'아들 너는 학교에 가야만 한단다. 너는 교장이기 때문이지.' 어떤가. 이제 첫번째 문제의 답을 알게 되었는가?

     

    이런 식으로 생각의 전환을 꾀하는 문제들이 있는가하면 약간은 수학과정을 거쳐야만 햐결되는 문제도 있다. =세아이의 나이를 곱하면 36이 된다. 세아이의 나이를 더하면 집 번지수가 된다. 셋중 빨간 머리띠를 한 아이가 큰 아이다. = 이 세가지의 조합을 가지고 아이들의 나이를 맞추라는 문제이다. 그냥 머리만 데굴데굴 구르고 눈으로 쳐다만 봐서는 답을 알 수 없는 문제이다.

     

    시작한 지 1년도 지난 프로그램인데 최근 관심을 가지게 된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문제적남자]라는 프로그램이다. 기존멤버가 있고 게스트를 초대해서 뇌풀기문제를 하는 방식이다. 다른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은 별로 나오지 않고 온전히 문제풀이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보여서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샌가 나도 그들과 함께 문제를 풀고 도전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수학문제는 강할수가 없지만 장르소설을 많이 보아서일까 범인이 누구냐는 문제는 곧잘 맞추기도 했다. 화면에 문제가 잘 나오지 않으면 가까이 가서 보려고 하고 그들과는 다르게 조그맣게 보이는 문제 때문에 짜증을 낸 적도 있다.

    이제는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짜증을 낼 필요가 없다. 이 책으로 보면 된다. 그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오곤 하는 유형의 문제들이 이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더군다나 내가 별로 좋아하라 하지 않은 수학문제들은 지극히 쉽고 단순하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답이 나온다. 단 답이 나오기까지 그 과정을 생각해서 식을 세우는 것이 조금은 어려울뿐이다.

     

    다잉메세지나 조건을 주고서 '범인을 찾아라'는 문제도 나오고 제일 앞에 언급했었던 것처럼 고정관념을 깨는 문제도 나온다. 그리고 가장 복잡한 문제. 조건을 주고서는 '어느 것이 거짓이냐 참인가'를 생각하는 문제들이다. 문분 수학문제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종이와 펜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정을 해보기 시작한다. 이 경우가 맞으면 저것은 거짓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사실이다라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하나씩 조건이 지워지고 맞는 답이 남을 때의 쾌감과 즐거움. 그것은 정말 느껴본 사람만이 알수 있는 것이다.

     

    문제적남자 프로그램에서도 가끔씩 어려운 문제가 주어진다. 그들은 녹화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개의치 않고 그 문제를 풀기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어느때는 한 문제를 가지고 한시간 이상 푼 적도 있다. 그만큼 끈기와 생각을 가지면 누구라도 언젠가는 풀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 책도 문제이기 때문에 답이 있다. 답을 바로 뒤에 편집해 둠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찾아보는 불편함을 없앴다. 하루에 1분정도만 생각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했지만 직접 풀어보니 그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도 있었고 그것보다 짧게 걸리는 문제들도 있었다.

     

    하루에 짧은 시간을 내어서 일주일에 세개씩 구성되어서 총 일년치의 문제가 담겨 있는 책. 미리 푼 사람들을 위해서 보너스 문제를 수록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평생 우리가 써도 다 못 쓰고 죽는 신체기관이 뇌일 것이다. 자신이 매번 쓰는 부분만 쓰지 말고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라. 그러면 뇌의 새로운 부분이 활성화되면서 다른 즐거움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쓰자. 써야만 늙지 않고 퇴화되지 않는다. 뇌를 살리기 위하여.

     

    하나 더. 감수위원으로 참여한 전건우 작가의 중간중간 있는 팁을 발견하는 재미도 이 책을 읽는 소소한 즐거움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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