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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는 글렀어
Adult is a Myth. 이 문장을 이렇게도 번역이 가능하구나. 제목의 중요성을 심하게 느겼다. 이 책 제목만 딱 보고서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니까. 이미 나이로는 어른이 되어버린지 오래 전이지만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 나는 아이 같은 때가 있다, 아니 많다. 아마도 요즘 나이만 든 '어른'이라는 존재가 공감하는 바가 이 책에 적나라하게 나와 있어서 누군가는 읽으면서 뜨끔할지도 모르겠고 (나 또한 그랬으니까) 누군가는 이건 완전 내 이야기야 하면서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청소년기는 지났고 그렇다고 청년층도 아닌, 그렇다고 노년층이나 장년층이라 하기에도 뭐한 모호한 그런 어른이라면 더욱 박수치며 '완전, 완전, 아~ 즨짜~!'를 외칠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 책. 재능있는 만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들로 인해서 읽는 재미는 더욱 배가된다. 약간은 더벅머리인 요 주인공, 너무 특출나게 이쁘지도 않은 그렇다고 또 묘하게 못생기지도 않은 그냥 여자사람을 보면서 내 자신을 투영하고 있다면 그건 너무나도 책에 푹 빠진 것일까. 그러나 읽다보면 그렇게 되지 않을수 없다.
아마존 여성만화 부문 베스트 1위라는 문구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남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지만 여자라면 초초초초초초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비엔나 소세지처럼 줄줄이 엮여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내용들이어서 어느 것 하나 톡 뽑아서 예를 들수는 없지만 이번 여름지나면서 가장 공감했던 것 하나는 바로 이거.
Are Clothing companies aware that BRAS exist? 홀터넥을 입어도, 시스루를 입어도, 등이 드러나는 옷을 입어도 하다못해 소매가 깊게 파진 옷을 입어도, 드러나는 속옷들... 정말 생각 안하고 이렇게 만들거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난 결국 소매통을 줄여 입는 방법을 택하긴 했지만 어찌나 공감을 했던지 나도 그랬다고 그 주인공에게 같이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런 사소한 옷 이야기부터 남자들이라면 절대 모를 생리적인 이야기들까지 여자들이라면 깔깔거리고 밤새도록 이야기할 만한 주제들이 널려있다. 분명 자전적인 이야기임에 분명한 밤을 새고 책을 읽고 있는 이야기들 하며 책 냄새에 푹 빠져 있는 변태적인 요소들까지. 책을 좋아하는 여자들(가령 나,)이라면 절대 공감, 완전 공감을 외치지는 않을까? 사소한 일상을 넘어서 사회적인 이슈에도 글의 소재는 빠지지 않는다.
특히 요즘은 필수 요소가 되어버린 sns도 하나의 소재다.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입고, 하는지 일일이 올려두는 그런 채널들을 보면서 그게 실제상황이라면 길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 뭐했어, 뭐했어, 뭐했어, 하고 소리지르는 모습일 것이라고 그려놓은 장면은 엄지 척!을 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사실 사람들과의 관계때문에 그런 서비스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정작 온라인에서의 만남을 오프에서 직접 보기는 수줍어하고 귀찮아하고 정작 만날 사람도 없는 그런 관계들. 적나라한 사회현상을 비틀어 꼬집는 것도 대놓고 말하기보다는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서 설명하는 방법이 그야말로 환상적인 테크닉이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본 관태기라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관계'라는 단어와 '권태기'라는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 낸 신조어. 예전처럼 직접 만나야 말을 할수 있는 그런 환경이 아니라 어떻게든지 소통을 할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면서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은 외면하고 그냥 인사치레로만 하는 관계들이 늘어난다는 것, 메신전에는 몇 수백명이 있을지라도 정작 자신이 만나고자 하면 단 한명이라도 가능한 사람이 없다는 것, 요즘 사태를 아주 잘 드러내는 한 컷 같아서 공감을 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지울수가 없다.
아기로 태어나서 어린이를 거쳐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기에 이르고 보통의 사람들을 그 이후를 어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캥거루족이 대세인만큼 완벽한 어른 이라는 개념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 철이 안들어서 부모에게 폐를 끼치거나 사회에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각성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 한 조금은 느슨한 **[어른이]**로 살면 안 될까. 어른이 되기는 글렀다는 제목이 너무 격하고 다가온다. 첨부된 스티커처럼 오늘 하루는 어른이날로 삼아보자. 추석을 앞두고 대부분의 어른들에게 그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
우주 전쟁
그렇다면 삼체세계는 어떤가. 그들은 분명 인간보다 더 뛰어난 존재이다. 그러니 인간들은 그 존재에게 대해서 대비책을 만들기 원했고 그 어떤 것도 그들을 이길수 없으니 그들에게 들키지 않을 면벽자를 만들어서 그들에게 대항하고자 했다. 어떤 생각도 들키지 않을 그런 면벽자 말이다. 전세계에서 뽑힌 단 네 사람. 그들은 면벽자로써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어떤 일을 해도 면벽자로써 다 허용이 된다. 물론 그것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행동일때만 가능한 것이다.
각기 자신의 일을 찾아서 미션을 수행하는 면벽자들. 다른 두사람과는 다르게 뤄지는 독특한 행보를 취한다. 천문학자이며 사회학자이기도 했지만 관심이 없었던 그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면벽자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를 할까. 그는 자신이 꿈꿔왔던 아름다운 곳을 정하고 자신이 꿈속에서만 그리던 한 여자를 구체화시킨다. 단지 이야기속에서만 존재하던 여자가 실제로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뤄지는 그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간다.
삼체세계에 대해서 전쟁을 준비하거나 다른 무기를 준비하거나 하는 면벽자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일반적인 삶을 추구하는 뤄지를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그것이 면벽자로써의 삶인줄로만 알았다. 면벽자로써 그의 삶은 어떻게 행해질까. 면벽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미션완수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파벽자가 존재한다. 각기 일대일로 구성되어 있는 파벽자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붙었지만 뤄지에게는 붙지 않았다. 뤄지는 파벽자는 뤄지, 그 자신인 것이다. 이것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뤄지는 면벽자로써 또한 파벽자로써 어떤 상태가 되어야 하는 걸까.
두꺼운 페이지만큼이나 이야기는 긴 기간을 설정해두었다. 중간중간 동면이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냉동인간의 개념이다. 현실에서도 냉동인간은 지금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다. 아직 완전히 과학의 발달이 이루어져지지 않아서 해동된 인간은 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과학이 더 발달하면 해동될 날이 올 것이다. 그들은 이 이야기속에서처럼 병도 완전히 고쳐질 것이고 더이상 늙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자손들이 남아있을 수도 있고 없다면 그들은 자식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은 존재로 남을 것이다.
그때의 과학이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이 이야기속에서처럼 지하세계가 설립되어 있을지, 지상의 세계는 황페화 되어 있을지, 진짜 우주괴물이 존재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일단 나조차도 2백년씩 살아있지못하기 때문이다. 단지 이런 책들을 통해서 짐작하는 미래의 이야기란 때로는 무섭게도, 때로는 흥미롭게도 들린다. 우주 너머에 우리 인간을 인간보다 더 잘 아는 지자가 존재하고 있을까.
삼체
삼체라는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이 벌써 3년전. 그때만 해도 생경한 중국소설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을 못잡고 조금 허둥거렸던 경험이 있다. 더군다나 sf였으니 더욱 힘들었다. 지금도 같은 장르를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새로 나온 장르 소설들은 읽어왔고 여러 다른 장르의 복합적인 요소로도 많이 쓰이고 있어서 생경한 편은 아니다.
아무래도 한번 읽었던 책의 속편이라면 연결점도 있고 분위기도 비슷해서 읽히기 쉬울 것이라는 장점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삼체라는 공통적인 소재만 있을 뿐 1부와는 접점은 없다. 양둥박사나 예원제가 간간히 등장을 하기는 하지만 그냥 이름만 존재할 뿐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아니다. 그러므로 첫번째 이야기를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무런 지장없이 독립된 존재로서 이 이야기를 읽을수 있다.
과학적인 이야기에다가 픽션을 더해서 만들어진 이야기. 이 이야기는 우주과학을 바탕으로 해서 쓰여졌다. 누구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법한 이야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제외한 다른 곳에 또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어딘가에, 누군가가, 살고 있다면 그 존재는 우리와는 또 어떤 관계를 맺으려고 할까. 지구상에 수많은 나라들이 저마다 국경을 경게로 해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처럼(어딘가에서는 물론 지금도 전쟁중이기는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행성을 경계로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바랄까 아니면 이 행성이 더 좋아보인다고 하나의 행성을 경계로 전쟁을 벌이기를 원할까.
언젠가 보았던 [우주전쟁]이라는 영화는 후자였다. 그들이 왜 지구에 왔는지, 왜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갔는지, 그리고 또 그들이 왜 그렇게 갑자기 사라졌는지에 대해서 영화에서는 자세히 밝히고 있지는 않았지만 우리보다 더 뛰어난 부분을 가진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경악하고 두려워하고 도망가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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