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12월호 한 해를 정리하는 달은 누구에게나 다 정신없고 바쁘다. 어른들은 말할것도 없고 아이들마저도 그러하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험도 있고 여러가지 결산이라던가 정리해야 할 일 투성이다. 해는 어제도 떴고 오늘도 떴으며 내일도 뜰 것이다. 한 해가 저문다고 해서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뜨는 것은 아니다. 단지 사람이 지구의 주기를 보고 편의상 임의대로 나누어 '날'이라는 개념을 만든 것 뿐이다. 만약 이런 개념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했을까. 그저 하루하루 무의미한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특별한 달답게 샘터에서도 특집 기사를 한 해를 정리하는 것으로 정해두었다. 올 한해 최고의 선물. 이런 제목을 가지고 사람들은 어떠한 이야기를 남겼을까. 누군가는 자신이 갔던 여행을 떠올리기도 하고..
크로우걸 3 봄부터 여름까지 장장 6개월을 거쳐서 살인사건은 계속 지속되었다. 이쯤 되면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나 그를 쫓는 사람이나 지치게 마련인데 예아네테는 자신의 가정을 버리면서까지 이 일에 매달렸다. 그녀가 바라는 마지막은 어떤 것일까. 그녀가 바라는 대로 이 모든 사건의 귀결점이라는 것이 있을까. 한동안 마지막권을 읽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정리를 하게 되었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읽을때도 방대한 분량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헷갈렸지만 가계도가 있어서 그런대로 이해했는데 이번에는 더이상 견딜수 없어서 결국은 나만의 표를 작성했다. 주인공들 이름을 풀네임으로 적고 누가 누굴 죽인건지 이 사람들간은 어떤 관계인지 도식으로 만들어 놓고 나니 그제서야 조금 숨이 쉬어졌다. 소피아의..
당신의 정원 나무 아래 [죽은 자의 심판],[트라이던트]를 통해서 한국의 스릴러 독자들에게 프랑스 스릴러란 이런 것이다. 하고 제 맛을 보여준 작가 프레드 바르가스. 첫 작품때는 조금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퍽퍽함이 존재했으나 [트라이던트]를 통해 보여준 스릴은 이미 스릴러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다 주었다. 이제 작가는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다. 이미 알고 있는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가 아닌 전혀 다른 시리즈다. 등장인물 또한 색다르다. 형사가 주인공이 아니라 전직형사를 필두로 한 일반인들이다. 그것도 학자들. 학자들인 무슨 추리를 하고 무슨 범인을 좇는다고 하겠지만 이웃의 실종을 토대로 한 그들 4인방의 활약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일반인의 반전이라 할 수 있겠다. 작가는 여기에 더하여..
봉신연의 주나라의 무왕을 대표하여 전장에 나온 강상은 금오도의 십천군이 열개의 진을 펼치자 도저히 감당을 하지 못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열 개의 진들은 각기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를 깨뜨리기도 쉽지 않다. 또한 이것이 현실에 바탕으로 두고 만들어진 진이 아니라 각 도술들이 다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누구라도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번개가 치고 전기가 통하게 되고 모래가 떨어져서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된다. 무왕을 대신해서 전장에 나온 강상은 이대로 무너지고 말것인가. 아니면 그에 대항할 수 있는 비책을 만들어 낼 것인가. 무협소설들의 대부분이 전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러나 역시 그 전쟁이 다른 일반적인 전쟁들과는 다르다. 날아다니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온갖 신기한 비책들과 비기들..
데블 인 헤븐 올해 나온 데뷔작들 중 유난히 뛰어난 작품을 많이 만났지만 이 작가의 첫작품을 잊을수가 없다. [데드맨] 정말 데뷔작이라고는 믿을수없을 만큼 뛰어난 전개에 촘촘한 구조였지만 같은 작가의 이번 작품을 보고 나니 그건 정말 데뷔작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뭉텅뭉텅 떨어져 있던 이야기들을 찰싹찰싹 꿰어맞추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구조가 더해지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 들어맞는 순간 읽는 사람은 감탄을 요하며 책장을 덮게된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앞뒤를 펄럭거리며 어떻게 전개가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게 된다. 그것이 이 작가 가와이 간지의 매력이다. 지나온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가 생각하면 어느새 이야기는 2023년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꽤 오랜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구나 생각하는 것도 잠시 ..
어른이 되기는 글렀어 Adult is a Myth. 이 문장을 이렇게도 번역이 가능하구나. 제목의 중요성을 심하게 느겼다. 이 책 제목만 딱 보고서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니까. 이미 나이로는 어른이 되어버린지 오래 전이지만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 나는 아이 같은 때가 있다, 아니 많다. 아마도 요즘 나이만 든 '어른'이라는 존재가 공감하는 바가 이 책에 적나라하게 나와 있어서 누군가는 읽으면서 뜨끔할지도 모르겠고 (나 또한 그랬으니까) 누군가는 이건 완전 내 이야기야 하면서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청소년기는 지났고 그렇다고 청년층도 아닌, 그렇다고 노년층이나 장년층이라 하기에도 뭐한 모호한 그런 어른이라면 더욱 박수치며 '완전, 완전, 아~ 즨짜~!'를 외칠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 책. 재능..